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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가서 할머니 뽀뽀해드려~” “아이고 예뻐라~ 삼촌 한 번 안아보자”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하거나 들어본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아이의 의사를 물어보거나 동의를 구하는 과정 없이 했던 스킨십. 과연 아이들은 어떻게 느꼈을까요? 책 <동의>의 저자 레이첼 브라이언은 동의란 내가 내 나라의 주인이 되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즉 내 몸과 마음의 주인은 나 자신이며, 나의 경계선은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는 거죠.
그렇다면 경계선은 무엇일까요? 경계선은 내가 편안한 상황을 정하고 선을 긋는 것입니다. 내 마음에 내키는 말과 행동은 내 영역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마음이 불편하고 싫은 말과 행동은 영역 안으로 들어올 수 없도록 하는 거죠. 따라서 가족이라 할지라도 어른이 스킨십을 하려고 할 때 아이 스스로 경계선을 정하고 몸에 대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책은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모든 일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안전과 같은 중요한 일이라면 믿을 수 있는 어른의 말을 들어야 합니다. 때에 따라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을 하더라도 자신의 마음이나 기분을 표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건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필요하죠. 다른 사람 눈치를 보며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거나, 불편한 자리를 거부하지 못해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따라서 아이들에게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자는 동의를 잘하기 위해서 첫째, 내 기분을 말하는 연습. 둘째,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괜찮지만, 상대방은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말하기와 듣기를 통해 동의를 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은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정말 중요한 요소입니다. 잠깐, 상대방이 동의했는지 아닌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상대방에게 물어보고 그 대답을 잘 들으면 됩니다.
하지만 대답이 확실하지 않을 때가 있죠. 좋다고 말은 하지만 그렇지 않은 표정을 짓는다거나 어깨를 으쓱하고, 또 말을 돌리는 것처럼요. 대답이 확실하지 않다는 것은 싫다는 것을 안다면 동의 여부를 파악하는 게 어렵지 않겠죠? 그런데, 우리가 대답을 했더라도 이후에 생각이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말을 바꾸자니 눈치 보이고, 미안함도 들고. 하지만 바꿔도 괜찮습니다. 상대방이 화내거나 싫어할까 봐 내키지 않는 걸 억지로 하는 것은 옳은 것도, 또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도 아니에요.
결정은 내가 하는 것이니까요. 저자는 내가 중요한 만큼 남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남에게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관계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내 뜻만 강요한 건 아닌지 돌아보게 합니다. 레이첼 브라이언의 <동의>는 어린이 책이지만 어린이만을 위한 책은 아닙니다. ‘동의’와 ‘존중’, ‘권리’의 개념은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중요하기 때문이죠. ‘동의’라는 다소 생소한 단어의 의미부터 일상생활에서 ‘동의’를 실천하는 법, 예를 들어 나의 경계선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누군가가 불편하거나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 나와 다른 사람들을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이 책을 통해 자연스레 깨우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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