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델데이가 켜는 미래
등록일
202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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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뷰) 지난 9, '벡델데이 2023'이라는 행사가 있었는데요.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그것을 만든 감독, 배우들이 선정되어 관객과 만났습니다.

'TURN ON THE FUTURE'라는 슬로건과 함께 올해로 벌써 네 번째 행사였는데요.

민용근 영화감독님 모시고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감독님 안녕하세요.


(민용근 감독) 네, 반갑습니다.


(젠더뷰) '벡델데이 2023', 벌써 4회를 맞이하는 행사라고 들었는데요.

'벡델데이' 어떤 행사인가요?


(민용근 감독) '벡델데이'를 설명하려면 '벡델 테스트'라는 것을 먼저 설명드려야 될 것 같은데요.

벡델 테스트라는 것은 1985년도에 엘리슨 벡델이라고 하는 미국의 만화가가 있어요.

만화가가 일종의 영화에 관해서 성평등 테스트 항목들을 만들어놓은 게 있거든요.

그 벡델 테스트를 우리나라에서 적용을 시킨 거예요.

그 해에 만들어지고 공개되었던 영화 그리고 드라마 시리즈들 중에 그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영화들(작품들) 각각 10편을 선정을 하고

상영하고 또 그 해에 영화나 드라마쪽에서 양성평등에 기여한 분들에게 시상도 하고

또 각종 토론회도 열리는 일종의 영화제, ‘작은 영화제였던 성격을 띤 게 벡델데이라고 합니다.


(젠더뷰) 벡델테스트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벡델데이가 되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한국의 벡델데이가 벡델 테스트와 비교해서 다른 점이 있나요?


(민용근 감독) 벡델데이 행사가 2020년에 시작이 된 걸로 알고 있어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를 하고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주관을 해가지고 만들어진 행사인데

애초에 앨리슨 벡델 작가가 적용시켜놓은 그 3가지 벡델 테스트 조항이 있어요.

첫 번째는 이름을 가진 여성 캐릭터가 최소 두 명 이상은 나올 것,

두 번째는 이들이 서로 대화할 것,

세 번째는 해당 대화 소재나 주제는 남성 캐릭터에 관한 것이 아닐 것

세 가지 테스트 항목을 놓고 여기에 부합하면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영화라고 (얘기하죠).

그러니까 모든 영화들이 쉽게 통과할 것 같은 이런 기준을 놓고 실제 테스트를 해봤더니 굉장히 많은 영화들이 벡델 테스트에 포함되지 않더라,

지금 영화계가 양성평등에서 조금은 기울어진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지는 않는가,

이런 걸 좀 보여주기 위해서 이런 테스트를 적용시켰다고 알고 있고요.

우리나라는 이 앨리슨 벡델이 내세운 세 가지 항목 외에도 한 네 가지 정도를 더 추가를 해가지고

총 일곱 가지 벡델 테스트 조항을 만들었는데 나머지 네 가지가

하나는 감독이나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 촬영감독 중 한 명 이상이 여성 영화인일 것이라는 항목이 있고

또 하나는 여성 단독 주인공 영화이거나 남성 주인공과 여성 주인공의 역할 비중이 동등할 것,

그리고 여성 캐릭터가 스테레오 타입(정형화된)으로 재현되지 않을 것,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적 시선을 담지 않을 것

총 일곱 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내세웠고요.

항목에 다 부합하지 않더라도 성평등 관점에서 좀 유의미한 작품이다라고 하면 벡델 작품으로 선정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젠더뷰) 이번 벡델데이 2023 행사에서는 감독님이 연출하신 <소울메이트>가 벡델초이스 텐(10)에 선정되었는데요.

기분이 어떠셨나요?


(민용근 감독) <소울메이트>같은 경우는 어떤 사건을 매개로 한 여성을 보여준다라기 보다는

두 여성의 관계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 이런 부분들이 조금 더 전면에 드러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장르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보다는 말 그대로 두 여성으로 대표되는 각기 다른 캐릭터의 관계와

그들이 여성으로서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라고 자각하는 순간들

이런 부분들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조금 차별점이 있다 라고 생각이 되고

그런 의미에서 (벡델초이스에) 선정이 되어서 만든 사람으로서 좀 보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젠더뷰) 실제로 영화를 연출하고 제작하실 때 성평등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는지 궁금합니다.


(민용근 감독) 상업영화의 테두리로 말씀드리면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더 많이 볼 수 있을까 라고 하는 고민들이 선행이 되지만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리고 이 영화가 공개되고 나서 어떤 의미로 남을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그런 측면에서는 영화가 갖고있는 의미에 대해서 사람들의 인식들을 바꾸고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측면으로는 많이 고민을 하고 있죠.


(젠더뷰) 창작자로서 성평등한 영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실텐데요.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입장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이 변화하고 있다고 느끼는 부분도 있나요?


(민용근 감독) 처음에 <소울메이트>를 만들기로 하고 기획할 당시에는 여성 서사의 작품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영화를 만들 때 여성 서사로서의 부분들을 크게 전면에 내세우고 표면화시키고 그러진 않았지만

당시에 그런 측면에서 의미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라고 같이 기획하는 분들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는데요.

저희가 영화를 제작하고 완성하고 개봉하기까지 코로나 때문에 시간이 좀 많이 걸렸었어요.

그 사이에 영화와 드라마에서 굉장히 다양한 소재의 그리고 굉장히 다른 깊이감의 여성서사 작품들이 많이 나오게 됐고

그러면서 관객층도 조금 더 확장된 느낌도 있었고 그런 측면에서 제일 큰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젠더뷰) 대중들이 벡델데이에 선정된 영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왜 중요할까요?


(민용근 감독) 영화라는 것하고 그 영화를 보는 사람,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사회,

이거는 서로 상호작용을 준다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 안에서 조금 더 평등에 다가가는 발언을 하는 영화들이 더 만들어질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영화들이 더 만들어지고 더 소개가 되면 또 마찬가지로 영향을 받아서

어떤 개인이 자기 일상에서 조금 다른 시선으로 인간을 보게 되고 그런 사람들이 더 모여서 좀 더 평등한 사회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측면에서 물론 영화 하나 가지고 사회 전체가 바뀌진 않겠지만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측면에서

조금씩 개인을 바꾸고 사회적인 분위기를 바꾸는데 일조하기 때문에 평등함을 다루고 있는 영화가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젠더뷰) 앞으로 '벡델데이'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민용근 감독) '벡델데이'라는 행사가 기획이 되고 양성평등에 대해서 우리가 지속적으로 조명을 하는 이유는

그만큼 세상이 아직은 평등하지 않다 라고 하는 반증인 것 같아요.

그래서 물론 당분간은 이런 벡델데이 같은 행사들을 통해서 양성평등에 기여하는 영화들이 조금 더 새롭게 주목을 받고

새롭게 관객들에게 좀 보여지고 얘기되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고,

GV때도 말씀드리긴 했는데 장기적으로는 벡델 테스트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이 세상이 얼마나 기울어져 있냐를 묻는 테스트라고 했었잖아요?

그런 말처럼 언젠가 벡델 테스트가 의미가 없어지는 시기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래서 그 시대가 되면 지금보다는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남성과 여성, 성별의 관계들을 사람들이 새롭게 볼 수 있지 않을까?

그게 언젠가 무의미해지는 그런 시간들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젠더뷰) 끝으로 영화를 보시는 관객 여러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민용근 감독) 제가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소울메이트>도 마찬가지였지만 저라는 사람이 느꼈던 어떤 감정을 표현하기 위함이고

표현된 감정을 통해서 관객분들도 그것과 비슷한 어떤 감정을 느끼셨다면 서로의 감정이 교감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인 것 같아요.

요즘에는 영화나 드라마가 굉장히 많이 나오는 만큼 쉽게 쉽게 소비되는 것 같아요.

영화 드라마가 단순한 영상 소비재가 아니라 보시는 관객분들과

그리고 또 누군가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교감의 매개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소망을 품고 있고 그렇게 좀 봐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젠더뷰) , 오늘의 젠더뷰는 올해 '벡델데이 2023'에서 벡델초이스 10에 선정된 작품을 연출하신 민용근 감독님을 모시고,

벡델데이와 성평등한 영화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았습니다.

2022년 한국영화 흥행 순위 30위 중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작품은 10편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였다고 하는데요.

오늘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영화계의 평등이 우리 사회의 평등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생각해보고,

벡델 테스트를 통과하는 성평등한 영화를 늘리기 위해 관객인 우리는 어떤 태도로 영화를 대해야 할지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은 벡델 테스트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벡델 테스트는 1985년 미국의 만화가 앨리슨 벡델이 만든 영화의 양성평등 평가 방식을 말합니다. 

 

벡델데이는 벡델 테스트를 우리나라에 적용시켜, 

테스트를 통과한 작품들을 선정해 상영하고, 양성평등에 기여한 이들에겐 시상도 하는 ‘작은 영화제’입니다. 

 

올해 벡델데이에서 벡델초이스 10에 선정된 영화 <소울메이트>를 연출한 민용근 감독님과 함께

벡델데이와 양성평등한 영화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 이 콘텐츠의 주요 장면

벡델데이란 00:47

벡델데이와 벡델테스트 차이 01:40

한국의 벡델데이가 다른 점 02:53

벡델초이스 10 선정 소감 03:47 

제작과정 중 양성평등에 대한 고민 04:30

영화를 보는 관객의 변화 05:12

벡델데이에 대한 관심의 중요성 06:17

벡델데이에 대한 기대 07:14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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