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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교 기자) 안녕하세요, 장은교입니다.
저는 ‘경향신문’에서 17년 동안 취재기자로 일을 했고요.
지난해 퇴사하고 지금은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황민주)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경제신문’에서 현재 인턴 기자로 일하고 있는 황민주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김인영) 안녕하세요.
저는 언론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과’에 재학 중인 김인영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김예승) 네, 안녕하세요.
저 역시 오랜 꿈이 아나운서인 현재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에 재학 중인 김예승입니다. 반갑습니다.
최근 장은교 기자님께서 기획팀장으로 취재부터 집필까지 이끈 도서가 있죠.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했냐>가 ‘2022년 양성평등 미디어상’ 보도부문의 대상을 수상했는데요.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함께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죠.
장은교 기자님, 이 책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장은교 기자) 여기 책이 지금 잘 나와 있는데요.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는 2022년 초에 경향신문에서 제가 동료들과 함께 만든 프로젝트인데요.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라는 이름에서도 조금 느끼실 수 있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할머니라고 부르는 노인 세대 여성들의 삶을 일의 관점에서 기록한 그런 책입니다.
노인세대 여성들의 삶을 보통 미디어 같은 데서 조명하는 것을 보면 그분들 자체의 삶보다는
어떤 누구의 아내라든지 아니면 누이라든지 딸이라든지 이렇게 객자의 입장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저희는 이제 그분들의 삶 자체에 중점을 맞춰서 그분들의 삶을 그분들이 해 온 일에 중심이 돼서 기록해 본 프로젝트입니다.
보통 집사람이라고 많이 불리는 전업주부, 아니면 현역광부, 부녀회장 겸 과수원 대표, 그 다음에 칼국수 집 사장님, 관광해설사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해 오셨거나 지금도 일을 해오신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담았고요.
저희가 신문기사로 먼저 출발을 해서 신문기사로 제작을 했고 그다음에 디지털 콘텐츠, 유튜브 영상 콘텐츠,
그리고 지난해 말에는 이렇게 멋있는 책으로도 출간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인영) 그렇다면 기자님, 혹시 현직 기자로 재직하시면서 이렇게 도서 출판을 하게 된 계기가 좀 궁금하기도 한데요.
(장은교 기자) 원래 책보다 먼저 기획기사를 고민하다가 이런 프로젝트를 하게 됐는데요.
사실 이제 아이템을 찾는 게 늘 어렵거든요.
그래서 저의 평생 계획 중의 사실 하나였는데,
저도 일하는 여성이고 그리고 저희 주위에 많은 일하는 여성분들을 보면 특히 약간 연배가 있으신 분들 같은 경우에
제가 볼 때는 굉장히 안팎에서 일을 열심히 많이 하셨는데 그냥 “집사람이다” 아니면 “집에서 놀았다”
이렇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고 그리고 그분이 어떤 성취를 이루더라도
그분이 잘 했다기보다는 “내조의 왕이다” 이런 식으로 표현되는 게 사실 항상 조금 이상하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저도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일이라는 게 뭘까?”, "명함이 있어야만 일일까?" 이런 고민을 하다가
특히 노인 세대의 여성분들 같은 경우에는 명함이라는 것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명함은 없지만 평생 일해 온 이 분들의 이야기를 담아보면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됐고요.
마침 저희 회사에 ‘젠더데스크’라는 보직이 처음 생기고 제가 맡게 되면서 추진을 하게 됐습니다.
(황민주) 이번 기획도 역시 ‘젠더데스크’의 콘텐츠 제작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기획인 거죠.
저는 이번 기획에서 고령여성이 콘텐츠의 주인공이 됐다는 점이 굉장히 특별하게 느껴졌는데요.
(장은교 기자) ‘젠더 관련 콘텐츠’들이 보시면 알겠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사실 굉장히 많이 만들어졌고
지금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편이기는 해요.
’젠더 관련 콘텐츠 기획’을 어떤 것을 할까 저도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가만히 보면
미디어에서조차 10대에서 40대의 여성 젠더문제에 관련해서는 그래도 많이 다루어지는데
노인 여성들의 이야기는 ‘젠더 관련 콘텐츠’에서조차 조금 소외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노인 여성문제가 아예 다뤄지지 않는 건 아닌데 전체 노인 문제로 조금 뭉뚱그려진다던지
아니면 복지 차원의 문제라든지 이런 식으로 한정된 소재로 많이 다뤄지는 것 같아서
제가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이 여성들의 이야기를 일 관점에서 한 번 다뤄보자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황민주) 저는 이 책의 부분에서 1장 제목이 ”잘 봐 이게 언니들의 인생이다” 이 문장이 되게 좋았거든요.
좋았던 이유가 어떻게 보면 “20대인 저보다도 훨씬 더 강인하시고 파이팅 있으시고
체력적으로도 정신력적으로도 더 뛰어나신 분들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저는 이 책 보면서 굉장히 놀랐던 게 다재다능하신 분들이시더라고요.
특히 놀랐던 부분은 ‘손정애’씨의 파트였는데 그분은 여러 가지 사업적 수완으로도 그렇고 디자이너로서의 어떤 그런 능력도 그렇고
굉장히 다양하고 좋은 재능을 갖고 계셔서 한편으론 조금 더 안타까웠습니다.
기사를 책으로 엮어내시면서 신경쓰셨던 부분이 있었을까요?
(장은교 기자) 지금 말씀해주신 것처럼 현장에서 만나면서 제가 느꼈던 것은
멋질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멋지다.
‘손정애’ 선생님뿐만이 아니라 다른 분들도 다 너무 다재다능 하시고 정말 실제로 만나면
큰언니로서도 일 좀 해 본 언니로서 그 멋짐이 정말 이렇게 아우라가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런 것들을 굉장히 좀 잘 표현하고 싶었고
노인 여성들의 삶을 뻔하지 않은 시선으로 접근하고 싶다라는 것을 저희 팀 전체가 많이 신경을 쓴 편이었어요.
왜냐면 노인세대 여성들이 ‘어떤 일을 많이 해왔다’ 아니면은 ‘하고 있다’라고 하면 보통 가지는 편견이
‘생계 때문에’ ‘어떤 생활고 때문에’, ‘가족 때문에’ 일할 것이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일의 시작은 그랬을 수 있지만 일을 하는 동안은 "내가 이 일 하나는 얼마나 멋있게 하는데",
"나 없으면 이 업장이 안 돌아가", "내 가족이 안 돌아가" 이런 자부심이 있으시거든요.
그런 것들을 정말 멋있게 실제처럼 잘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김예승) 네, 단지 생계 때문에 일을 했다기보다는 그분들이 다 본인들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계신다는 말씀이겠죠.
(장은교 기자) 네, 맞습니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을 막 억지로 했다는 것이 아니라 힘든 일을 하더라도
‘내가 이 일 하나는 정말 끝내주게 한다’라는 어떤 자부심이나 자신만의 노하우 같은 것들이 분명히 있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우리가 ‘N잡러’라던지 아니면 ‘일잘러’ 이런 말들을 굉장히 많이 쓰는데
이분들이야말로 그런 용어가 있기 전부터 진짜 ‘N잡러’ 진짜 ‘일잘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면을 잘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황민주) 지난해에 기자님께서는 이 도서로 많은 독자분들을 만나셨는데
기사를 취재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에 대해서 말씀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장은교 기자) 진짜 원조 ‘일잘러’ ‘N잡러’들의 모습인데요.
저희가 취재원들을 이 책에 나오는 분들을 섭외할 때도 여러 가지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고민과 어려움은 뭐였냐면은 ‘이런 분들을 어떻게 발굴 하지?’라기보다 그냥 너무 멋진 분들이 많아서
이 분들 중에서 과연 어떤 분들을 다 담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멋있는 분들이 많았는데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유, 나 집에서 놀았어~”, “나, 뭐 한 거 없어~”, “나 같은 사람 이야기가 신문에 나와~”
그렇게 처음에 말씀을 하시다가 저희가 3개월 이상 취재를 했는데 인터뷰 말미에 중간 이후를 지나가면서
“그러네, 나 일 좀 했네?”, “나 되게 멋있네?” 이러면서 마지막에는 굉장히 활짝 웃으셨거든요.
이 일을 대하는 태도 같은 것도 많이 달라지시고 자기의 노동을 가치 있게 뿌듯하게 평가하는 여정을
저희가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게 그게 사실은 굉장히 행복했고요.
이제 이후에 저희 책도 사랑을 받고 여러 가지 상도 받고 그런 것들도
저희 이 책 속의 큰언니들도 정말 같이 이렇게 함께 행복해 해주시고 축하해 주셔서 지금도 행복합니다.
(김인영) 저도 언론인을 꿈꾸고 있는 대학생이기도 한데 요즘에 다방면의 미디어를 좀 접하면서
기자님과 같이 기획을 하고 생각을 확장해서 콘텐츠를 실제로 실행시키는 과정이 궁금하기도 했었는데,
혹시 기자님 최근에 기획하신 게 있나 앞으로의 행보가 더 궁금하기도 합니다.
(장은교 기자) 저는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편인데요.
언론을 포함해서 많은 미디어는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것, 강한 것, 약간 자극적인 것 이런 것들에 조금 치우칠 수 밖에 없는 편이긴 해요.
그런데 저는 이제 우리가 쉽게 좀 흔하다고 생각 하는 것,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것,
아니면 우리의 어떤 뻔하고 게으른 시선 때문에 편견에 갇혀서 정확하지 못하게 그려지는 이런 것들을 한번 더 돌아보고
그런 것들에서 사소해 보이는 것들에서 특별함을 찾아내는 그런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오늘 이렇게 만나뵙게 돼서 저도 이제 여러분들께 궁금한데요.
사실 저는 이제 언론인 생활을 한 지가 많이 된 사람이고
여러분들은 지금 이 ‘대 미디어’의 시대에 언론인을 꿈꾸고 계신 분들이잖아요.
여러분들은 또 어떤 콘텐츠를 해보고 싶으신지, 성평등 관련된 콘텐츠도 생각해 보는 것들이 있으신지 한번 여쭤봐도 될까요?
(황민주) 저는 ‘요즘 세대의 양성평등’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요.
물론 저도 요즘 세대지만 저는 저보다 조금 더 어린 중고등학생 친구들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요.
그 친구들 같은 경우는 지금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어떻게 보면
무방비할 수도 있는 콘텐츠들을 접하고 있는데 그런 콘텐츠들을 접했을 때 어떤 기준으로 소비를 하게 되는지도 보면서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혹은 더 의문이 들거나 궁금한 점이 없었는지에 대한 취재를 조금 더 기획해보고 싶습니다.
(김예승) 저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평소에 당연하다라고 여기는 일상에 한 번 주목해 보고 싶은데요.
예전에 비해서 요즘은 많이 양성평등이 이뤄졌다고 말은 하지만
저는 그래도 아직까지 성차별적인 그런 경험들을 누구나 한 번씩 겪어봤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와 같이 대학생인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성차별적인 것들을 경험했는지 한번 취재해 보고 싶습니다.
(김인영) 아무래도 저희가 청년이다 보니까 취업 쪽에 관심이 많기도 해서
그래서 저의 관심사는 취업과 관련된 양성평등의 이슈 이런 것에 대해서도 한번 취재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황민주) 저희 오늘 이렇게 장은교 기자님을 모시고 함께 많은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장은교 기자님 덕분에 양성평등 콘텐츠 같은 것들을 기획하고 집필하고 취재하는 것에 대한 어떤 사명감이 생긴 것 같아요.
(장은교 기자) 네, 저도 이제 이 자리를 통해서 이렇게 언론인 지망하시는 분들을 만나니까
대학교 때 ‘아, 내가 처음 왜 기자가 되고 싶었지?’ 그것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고
저에게도 너무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인영) 저도 기자님과 이야기해 보면서 이렇게 드러나지 못했던 사실들에 대해서도 한번 이렇게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사실들을 보여주고 싶어서 마치 지금 이런 양성평등 문제처럼
그래서 아마 그 부분에 대해서 더 많이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황민주) 저는 우리가 잘 안 보이는 곳을 볼 때 손전등을 켜잖아요.
손전등같은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사회에서 잘 주목받지 못하는 곳이나 안 보이는 곳을 손전등으로 비춰서 기사로 비춰줄 수 있는 기자가 되길 소원합니다.
이번 장은교 기자님 기사 같은 경우도 그런 손전등같은 기사라고 생각이 들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장은교 기자) 손전등 되게 멋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약간 그 핀조명이나 굉장히 화려한 조명에 많이 익숙해져 있는데
손전등은 훨씬 느리지만 따뜻한 느낌이 들고 되게 좋은 표현인데요. 감사합니다.
(김예승) 저 또한 소외받은 여성들에게 주목했던 기자님처럼 사회가 크게 주목하지 않는
일반 시민들의 공적인 목소리가 되어주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그래서 사실은 우리가 이제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사회적 약자라고 불리우는 다양한 형태의 시민들이 있잖아요.
그런 일반 시민들도 동등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그런 권리를 주는 것이 언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이렇게 좋은 자리에서 함께 이야기 나눠볼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장은교 기자) 언론인 지망생뿐만 아니고 사실 제가 기자 생활을 오래 했고 이제 퇴사를 한 사람이다 보니까
후배들도 그렇고 동료 기자들하고도 이런 얘기를 많이 하고 질문도 많이 받는데요.
‘어떤 기자가 될 것인가’, ‘어떻게 기자가 될 것인가’, ‘어떤 기자가 좋은 기자냐’ 이런 이야기를 사실 저희들끼리도 참 많이 해요.
근데 답을 찾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어떻게 보면 정답이라는 건 없는 것 같고요.
저는 제가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100명의 기자가 있으면 100명의 저널리즘이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지금은 정말 그 다양한 미디어의 시대이기 때문에 ‘기사는 이렇게 써야 돼’, ‘이게 반드시 좋은 콘텐츠야’ 이런 정답은 저는 없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본인이 믿는 것, 본인이 가치 있다고 생각 되는 것 이런 것들을 꾸준히 관심을 잃지 않고 애정을 가지고 쭉 이렇게 찾아 나가시다보면
정말 훌륭한 언론인, 훌륭한 컨텐츠의 크리에이터가 되실 거라고 믿습니다.
저도 지켜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할머니’라 불리는 노년 여성의 삶은
주로 누군가의 아내, 딸, 누이 등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경향신문 젠더기획팀에서 발간한 도서 『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는
이러한 시선에서 벗어나 ‘일’의 관점에서 그들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장은교 기자(현 프리랜서 작가)와
황민주 서울경제신문 인턴기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 김인영, 김예승 님과 함께
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 이 콘텐츠의 주요 장면
자기소개 00:05
저서 소개 00:37
기획 계기 02:17
취재 중의 고충 05:01
도서 출간 후 뿌듯했던 순간 07:04
앞으로의 행보 08:25
언론인으로서의 다짐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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