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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션) 인간이 사물을 판단할 때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같은 사물의 가치를 평가하더라도 저마다 의견이 다른 것은 바로 관점의 차이 때문입니다. 국가정책을 두고 갑론을박이 하는 것도 결국은 정책에 대한 관점의 차이 때문이죠. 성인지 감수성도 바로 그 관점 중 하나입니다. 성인지 감수성은 성 고정관념에 대한 인지력이라 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해 내가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부여된 성 고정 관념에 얼마나 영향을 받고 있는지 점검해 보는 것입니다.
2014년 영화 말레피센트는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성인지 관점에서 재해석한 영화인데요. 혹시 동화 속에서 마녀가 공주에게 마법을 건 것은 알아도 그녀가 왜 그랬는지 아는 분 계시나요? 마녀니까 그냥 심술을 부렸던 걸까요? 또 지나가던 왕자가 입을 맞추자 공주가 깨어나는 장면에서도 왕자가 왜 갑자기 입맞춤을 하는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말레피센트는 이러한 의문들을 성인지 관점에서 재구성하려고 합니다. 사실 마녀는 공주와 아버지의 첫사랑이었고, 그에게 배신당한 분노 때문에 공주에게 저주를 걸었다고 설정한 거죠.
길거리에 만난 왕자가 공주에게 입맞춤하는 장면도 흥미롭게 표현됩니다. 동화 속 내용과 달리 공주가 입맞춤을 받아도 깨어나지 않습니다. 대신 엄마처럼 공주를 키우며 자신의 저주를 후회하게 된 말레피센트의 참회 어린 입맞춤이 공주를 잠에서 깨웁니다. 이를 통해 영화는 진실한 사랑의 주체가 계모 생모냐 남자냐 여자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인간과 인간의 본질을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게 하죠. 이처럼 성인지 감수성이란 기존의 성 고정관념을 성찰하고 인간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데 힘이 되어줍니다.
성인지 감수성을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사물과 사건을 구성해봄 으로써 사물과 사건을 보다 온전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죠. 영화 이야기를 통해 알아본 성인지 감수성, 개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시나요?
이야기로 풀어가는 성평등 수업은 영화 등의 대중문화뿐 아니라 일상 속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성평등과 인권에 특별한 관심이나 배경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자신의 경험과 일상에 비추어 보며 공감할 수 있는 입문서입니다. 우정, 사랑, 가족, 공부, 이해, 대중문화, 언어 등 일상의 차별 요소를 들여다보기 때문에 청소년, 성인,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유효한 책입니다.
편견과 차별이 범죄의 씨앗이 되는 시대에 맞서 저자는 성 평등을 일상으로 끌어오기 위해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교실의 쥐가 나타나면 누가 잡으러 갈까? 의사와 농부, 가구주와 같은 말을 듣고 어떤 모습을 떠올렸다. 왕비는 왜 세상에서 제일 예뻐야만 했을까? 인생의 동반자를 만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책 속 수많은 이야기와 저자의 질문들은 우리가 흔히 갖고 있는 편견과 고정관념, 그리고 그로 인해 저지르는 차별적인 말과 행동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미투 사건, 텔레그램 집단 성 착취 사건, 데이트 폭력 등 여러 가지 사건사고와 성별 갈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이 시대에 이야기로 풀어가는 성평등 수업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관점과 일상을 점검하고 성평등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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